스터디를 만든 동기

안녕하세요? 마스쿤입니다. 저는 2024년 7월부터 JAVA/Kotlin + Spring 스택을 공유하는 백엔드 개발자를 위한 스터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9년간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2024년 3월부터 중소기업에서 백엔드 개발자로서의 첫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스터디에 대한 제 생각과 고민들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저는 국비학원을 다녔습니다. 6개월의 교육기간 동안 저는 함께 수업들 듣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스터디를 만드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실패했습니다. 참여인원이 저를 포함하여 2명에 그쳤으며 스터디가 일방적 교육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가 학원을 오기전부터 학우들보다 조금 앞서서 선행학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 스터디는 유명무실해졌지만 제 성장욕구가 사그라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혼자 여러 기술서적을 사서 읽으면서 그 욕구를 채우려고 했었습니다. “토비의 스프링 3.1 vol.1”, “모던자바인액션”, “이펙티브자바”가 생각나는 책들입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제가 성장하는 것은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는 “성장욕구”는 혼자 공부하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욕구는 단순히 지식을 “소비”하고 내 코드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자극받고 궁극적으로 공통의 문제해결에 공헌하는 일이 제 “성장욕구”를 채워 줄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또한 그렇게 함께 협력하여 문제해결을 해나갈 수 있는 소통이 잘되는 팀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혼자 공부하는 것은 저의 지속가능한 동기가 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곧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원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한번의 좌절을 겪었기에 새로운 회사생활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좌절을 겪었습니다. 그곳에서도 개발자끼리 활발히 지식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문화는 없었습니다. 다들 편제된 팀이 달랐고 맡고 있는 솔루션이 다르기도 했습니다. 몇몇이 개발에 대한 관심을 보이긴 했으나 그것이 시스템이나 개발 문화로 정착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저는 당시에 신입사원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회사원같은 분위기”를 너무 거스르지 않아야 했습니다. 제가 속한 팀은 저를 제외하고 한 분밖에 없습니다. 그분은 저와 기술스택이 전혀다른 프론트 개발자입니다. 저는 제팀에서 고립무원하게 개발해야했습니다.

한 2~3개월 차가 되었을 때에 신입사원의 긴장이 풀리며 “성장욕구”를 채울 수 없는 환경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것을 파훼할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이직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도망쳐서 닿은 곳의 환경이 현재와 비슷하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연한 방법을 시도해봤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터디”입니다.

처음에는 스터디나 사이드 프로젝트의 멤버로서 참여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인프런이나 OKKY와 같은 사이트에서 모집하는 글을 읽으면서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취직하기 전에 강의형 스터디에 참여 해본적이 있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은 무척 좋은 경험이었지만 회사에서 쓰지 않는 기술을 배우는 것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에 조금은 근접한 것을 배우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현재 인프런의 CTO이신 이동욱 님도 블로그와 유투브 “개발바닥”에서 비슷한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회사에 사용하는 것을 공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지요. 또한 비슷한 얘기를 한기용 님도 유투브 등을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한기용 님께서는 남들보다 자신이 잘 모르는 기술을 배워야하는 유혹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다보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성과와는 멀어지게되고 결과지향적이 아니라 지나치게 기술지향적인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마주친 과제에 대해서 좀 더 집중하고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회사 안의 과제나 문제해결”을 “회사 밖의 스터디”에서 공부하는 것은 서로 양립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둘의 공간적인 전제가 무척 모순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런 모순점을 완전히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6월 말쯤 되어서 저는 이 양립불가능한 대척점을 어떻게 하면 하나로 엮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우선 그런 것을 제공하는 외부 스터디는 보나마나 없을게 분명했습니다. 회사 밖의 스터디는 서로 속한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문제을 정해두고 공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회사에서 스터디를 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각자의 사정에 따라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고민한 끝에 이 스터디가 탄생했습니다. 분명 저와 비슷한 문제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렇듯 자신이 처한 “성장욕구”와 “사내개발문화”의 갈등을 겪고 있어도 이를 해소할 수단이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스터디를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스터디의 주제는 각자의 회사에서 겪는 문제에 대한 고민과 공부로 정했습니다. 서로가 다른 회사의 문제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깊게 이해할 수도 없지만 각자가 설명하고 있는 문제와 해결 수단에 대해서 피드백을 줄 수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회사 안에서 진행되는 스터디나 협업이 아닐지라도 지식공유와 자극을 통한 “성장욕구”의 일부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성장욕구”의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 수단이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개발문화를 변화시킬 목표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제 개발 사수이신 (지금은 이사가 되어 경영 쪽으로 가신)CTO님이 제게 사내 스터디 운영을 맡겨보시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기회를 삼아서 저는 한번 사내 스터디 운영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와 같은 기회가 다른 분께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운영하는 이 스터디가 환경으로 인한 성장심의 좌절을 막는 일종의 세이브 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은 곧 자신의 귀에 들리게 됩니다. 필자의 제1 독자는 필자 자신입니다. 응원합니다.

스터디 기록 (다룬 주제)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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